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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그러니까 12월 크리스마스 이후에 비행기를 타고 미국 본토를 밟아본다는 청운(더 이상 젋지는 않지만^^)의 꿈을 안고 출발할 때 제가 이 Block 1, Block 2 개념을 잘 몰랐습니다. 그냥 대강 보니까 '어? 수업 하나가 겨우 2개월이면 끝나네? 혹시 한 학기가 2개월인 것 아냐? MBA라 이렇게 단축수업하나 보네?' 마냥 좋아했었습니다. 당근 오해였습니다.
<Oklahoma City의 공항은 따로 있습니다. 여기는 환승공항인 Dallas Fort Worth 공항>
만약에 수업을 한꺼번에 4개를 수강하면 좀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힘든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UCO MBA는 수업 4개를 2개씩 팀을 짜서 2달만에 수업 2개를 종료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2달에 역시 나머시 수업 2개를 종료합니다.
그럼, 이렇게 물어보실 수 있습니다. 업어치나 메치나 그게 그것 아닌가? 아닙니다. UCO MBA의 방식이 유학온 지 얼마 안되는 초차 유학생에게는 매우 큰 이득이 됩니다. 이유는 2개월에 최소 2개의 수업을 끝내게 되므로 이 짦은 시간안에 다른 나라에 와서 다른 나라 교육시스템을 한바퀴 다 돌아보게 됩니다. 즉, 4개월 걸려서 습득할 대학교, 대학원 생활의 대강을 2개월이면 습득할 수 있게 되고, 새로 시작되는 Block 2 수업은 새로운 마음으로 즐겁게 들을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Block 1 수업중 주요 Offline 수업이 'Creative Problem Solving'과 '경영통계학' 두 과목이었고 대과는 없었습니다만, 처음에 Syllabus를 등한시 읽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1월에 필요한 준비를 못해서 2월에 거의 고3처럼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공부할 필요가 없었는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는 3월 초입 무렵 Block 2를 맞아 너무나 다음 수업들이 기대가 됩니다. 왜냐하면, 이제부터 3월에 준비를 잘 해서 4월에 초치기 하는 불쌍사는 막아야 겠다고 굳은 결심을 했기 때문입니다. 새롭게 잘 출발해보리라...호홋!
서두가 길었습니다. 오늘은 MBA 수업에서 배운 영어표현을 공유할까 합니다. "어쩌다 보니까~하게 되다" "혹시 ~ 갖고 왔어요?" 등에 유용한 표현입니다.
저는 UCO MBA 등록과정에서 몇 몇 과목에 대해 등록절차상 UCO OGA(Office of Global Affairs)에 물어볼 건이 있어서 올해 1월 초순에 OGA에 들렀더니 매 학기 초에 2주간 UCO에 머무르시는 Mr. Weldon Rice가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여러분이 한국에서 인터스터디에 가시면 저를 도와주셨던 실장님과 함께 Mr. Weldon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만났습니다)
실은 이번 미팅은 약속된 것이 아니고 제가 전날 OGA 가서 직원분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Mr. Weldon이 점심먹고 들어오시다가 우연히 저랑 맞닥뜨려서 다음날 아침으로 예약잡고 정식으로 찾아뵈었습니다. 둘이서 이야기를 하다가 우연히 건강보험 관련하여 제가 더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Weldon님이 제 귀가 번쩍 띄는 영어를 쓰셨습니다.
"당신 혹시 필요 서류들 가지고 오셨어요?"
"Do you happen to have necessary documents (with you)?"
넹. 당근 갖고 왔어요, 라고 대답하면서 happen to have라는 표현을 이렇게 요긴하게 쓰는 구나 하고 인상이 깊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쓸 생각도 못해봤습니다. happen to라는 표현을요.
그날 저녁 Oklahoma City 다운타운에 있는 MBA 수업을 들으러 갔었고요. 아, 저도 처음엔 잘 모르고 왔는데 제가 듣는 MBA 과정은 cohort program이고 cohort는 동료 등의 의미인데 그 이상의 의미는 잘 안 찾아봤습니다. 중요한 것은 저녁반 수업이라는 것입니다. 오후 5시30분부터 9시 30분까지 4시간 수업이고 일주일에 화요일과 목요일 이틀 수업이 있습니다. 그럼 4시간을 수업을 다 하냐? 대부분 9시 전후면 수업이 끝이 납니다. 3시간 반 정도 한다고 보시면 되고요. 15분, 10분 정도로 두번 정도 쉬는데 나이가 좀 계신 분들은(통상 농구공 잡기가 좀 겁나는 나이쯤...) 이렇게 물어보실 수도 있습니다. 3시간이나 3시간 반씩 수업하면 안 졸리냐고?
놀랍게도 전혀 졸리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서구식 교육방식의 장점이 들어있는데요. 제가 수업받으면서 매우 놀라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습니다. 그 잠 많은 제가 수업중에 안 졸리다니... 안 졸린 이유는 서양 교육방식에 대해 제가 느낀 바를 조만간 다시 쓰겠습니다. 매우 감동적입니다.
그날 수업 담당 선생님께서 또 다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다 보니까 (젋었을 때) 무슨 무슨 전공도 하게 됐네요."
"I just happened to have 과목명 as my another major."
저는 제가 한국에서는 전혀 접해보지 않았던 생활영어 표현을 같은 날 서로 다른 분에게 들어서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노트 뒷장에 잽싸게 적어놓았습니다. '이런 일도 있어야 늙어서 이야기 거리가 되잖아요?'라고 중고교때 배웠던 '왕후의 밥, 걸인의 찬' 단편수필 내용을 떠올리면서요.
제가 영어를 배우는 방식중 하나는 이렇게 제가 직접 겪은 Episode가 있으면 그것을 중심으로 머릿속에 잘 외우두고 그리고 두고두고 써먹는 다는 것입니다. 멋진 영어표현을 배워서 'MBA 오기를 잘했어'라고 소소하게 수업 외적으로 느꼈던 하루였습니다.
마지막으로 MBA 수업 첫주간 오리엔테이션 겸 수업에서 Mr. Presentation 님 혹은 Dr. 반지의 제왕님이신지가 4월말 학기 말에 UCO전체가 참여하는 이어달리기 마라톤 행사가 본교가 있는 Edmond에서 열린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물론 저는 농구공을 봐도 점프를 자제해야 하는 연령대라 들은 체 만 체 했는데요, 한달쯤 후에 다시 참여를 묻는 이메일이 왔을 때 그만 공짜 T-shirt에 눈이 멀어서 덜컥 이어달리기 마라톤을 신청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제일 거리가 짧은 구간을 신청했습니다. 다른 구간에 비해 유난히 짧은 구간인 5마일을 신청하고 마음 편히 그날 잠을 잘 잤습니다.
그러다가 3주쯤 지나서, 이번에도 잠을 자다가 갑자기 '5마일' 달리기가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잠에서도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희한하게 잠에서도 마일이 km로 얼마인가 계산하기 시작했습니다. '8 킬로미터!!!'. 아..... 저는 5마일을 5km라고 순간적으로 착각해서 뛰어볼만 하겠다고 신청했던 것이 기억이 났습니다. 5km가 아니고 8km를 내가 신청했구나, 깨달은 순간 잠에서 깨서 벌떡 일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휴.... 측정단위를 착각해서 UCO MBA가 새겨진 은색 Large 사이즈 티셔츠 하나 받고 달리다 죽겠구나...라는 걱정이 마구마구 되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큰일 났다'는 생각뿐입니다. 히유...
결론은, 죽지 않으려고 짬을 내서 슬슬 걷다 뛰다 걷다 뛰는 '이것은 뛰는 것도 아니고 걷는 것도 아니여' 시스템의 조깅을 인근 트레일(trail)에서 하기 시작했습니다. UCO MBA T-shirt입고 마라톤 뛰다 죽으면 UCO MBA홍보는 가열차게 되겠지만...호홋... 그럴 순 없죠. 저도 살고 T-shirt도 구해 내야죠.
더 재밌었던 것은 이 글을 교장선생님 하시다 은퇴하신 연배가 계신 외삼촌에게 보여드렸더니 '으음 20리 마라톤이네'라고 말씀하셔서 제가 박장대소했습니다. 5마일 달리기, 8킬로미터 달리기에서 20리 마라톤까지...길이는 똑 같은데 뭔가 점점 더 마라톤 경로가 길어지는 것 같은 이 느낌은 뭘까요? 호홋! 이상 단위와 관련된 에피소드였습니다.
다음은 제가 요새 달리는 둥 마는 둥 하고 있는 인근 YMCA의 산책로 사진입니다. 매우 아름답고요. 특히 새 소리가 죽입니다. 눈요기하세요. 멀고먼 옛날 강원도 놀러가서 들었던 딱따구리 소리 말고는 처음으로 딱따구리 소리를 여기서 들었습니다. 이 공원에서요. 그리고 앵그리버드의 모델이 되는 새(라고 추정되는 진짜 비슷하게 생긴 새)가 여기 막 굴러다닙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UCO의 공식 한글 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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