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에 영어 단어책 2화를 열심히 썼더니, 힘이
좀 빠져서 이번 회는 아주 짤막한 에피소드 하나!
며칠 전 우리 아이들과 집사람과 함께 처제네 집에 놀러 가는데 우리 집에서 자동차로 출발해서 바로 옆에 성남시 분당에 있는 탄천종합운동장을
지나가게 되었다. (실은 우리 집이 탄천종합운동장과 매우 가깝기 때문에 어쩌다가 간혹 이리 수영도 하러
다닌다.) #영어 #영어공부 #english #영어_동화책
SNS 등을 하다보면 주소를 너무 상세하게 밝히면
안될 듯 할 때도 있어서 .... 그냥 거주지를 재미삼아 탄천으로 입력하기도 한다. 그러면 진짜로 탄천 한 가운데로 내 거주지가 표시가 된다. 강의
한 가운데...ㅋㅋ. 내가 무슨 물의 신 하백인가?!!
그런데, 막내인 '화장실 천재 Coke'가 탄천종합운동장 간판을 보다가 막 웃는 게 아닌가? 그래서
이유를 물어봤더니, 자기가 잠깐 잘못 봐서 탄천을 Dungeon으로
잘못 읽었다는 것이다. '던전 (Dungeon) 종합운동장'. 아 멋진데? 즉, '중세
지하감옥 종합운동장 '이라니 너무나 멋진 이름 아닌가? FC 성남
축구팀에 원정오는 팀들은 죽었다고 봐야 하나? 지하감옥 맛을 보여주겠어… 정도? 물론, 농담이다.
던전 (Dungeon)이라는 단어는 내가 아이들 동화책 단어 가르치다가 (내가 읽는 것은 아니고 아이들이 읽다가 모르면 내게 물어본다. 당황스럽게도!) 힘들게 외운 단어이고, 다음 회 쯤 소개할 동화책 'Ramona and her father'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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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ona and her father'가 나온 김에 이 다음부터는 좀 긴 이야기를 하겠다. 아이들 동화책 단어를 같이 찾아주다 보면
쉬운 동화책이 있고 '어, 내가 이 동화책은 단어를 전혀
모르네'라고 하는 당황스런 동화책도 있다. 이 책은 내가
단어를 엄청 헤맸던 책이다. 그래서 조그만 전용 종이수첩에 단어들과 그 뜻을 적어놓기까지 했다. 또 사전 찾기 싫어서....호홋.
지난 회에 이야기한 대로 원래 나는 영어단어공부를 별도로 안 했기 때문에 그냥 생활영어와 소설책 약간과 전공 논문 (ICT 분야) 관련하여 예전에 읽었던 영어단어 수준 정도만 머릿속에
가지고 있었다. 한국에서 불편한 거 없네, 하면서 그냥 살고
있었다.
그런데 내 아이들이 우연찮게 짧은 기간 동안 영어권 초등학교, 중학교를 잠깐 다닌 적이 있어서
옆에서 잠깐 도와주다가 큰 충격 (좋은 충격)을 받아 (그 경험을 바탕으로 어줍잖지만) 이 경험을 공유하고자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다. 하하. 이것이 이 블로그 시작의 일부 원인이다.
그때 느낀 엄청난 충격은, 우리가 배우는 단어에 어느 일정 기간 동안의 완벽한 공백이 있다는
것이었다. 즉, 한국에 살고 영어 잘 못하고 하는 보통의
우리는 열심히 배운다는 단어가 딱 TOEIC급 영어단어 수준인데 (나도
내가 TOEIC에 맞춰서 영어단어를 외웠다는 사실을 몰랐다. 영어
시험을 거의 안치니까, 나는)
하하, 우리 아이들이 영어 첫걸음을 떼며 영어 동화책을 읽어나가자 내가 이들 책에 나오는 단어들을
모른다는 황당한 (어찌 보면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을 알게
되었다.
Fly guy 시리즈
Todd and Frog 시리즈
Danny and Dinosaur 시리즈
Fancy Nancy 시리즈
Amelia Bedelia 시리즈
우리 아이들이 영어를 전혀 모르다가 첫 6개월~9개월간
좌충우돌하며 읽은 영어 동화책 시리즈가 이런 것인데 여기까지는 우리 어른들도 영어단어에 아무 문제가 없다. 자연스러운
문장 짓기를 몰라서 그렇지...
그런데 이 다음 버전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Henry and Ribsy 시리즈
Ramona 시리즈
(여기까지는 작가 Beverly Cleary 시리즈)
작가 Ronal Dahl 시리즈
작가 Judi Blume 시리즈
Diary of a whimpy Kid 혹은 Dork Diary 시리즈
여기는 미국 초등학교 중간 학년 정도 읽는 것 같은데...... (고학년이 읽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 단어들 대박이다! 모두 다 생활영어인데 내가 모르는 단어들이 너무나 많다. 이런 책들을 읽다 보면 아.... 내가 영미권 유치원과 초등학교
단어교육을 못 받았구나, 하고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근데, TOEIC급 단어는 안다. 뭐야 이게? 하면서 스스로 자책하게 된다. 더 재미있는 것은 권수도 되게 많은 Who was 시리즈는 주로 위대한 인물들 짧은 전기 책이고 영미권 초등학교용 책 맞는데 우리 어른들은 이 책
단어들은 또 쉽다. 뭘까? 뭔가요 이게? 하고 자꾸 헷갈리게 된다.
(시리즈명이 Who was 시리즈인데 Jane Goodall이 생존해 계시기에 여기서는 Who is를 썼다... 나도 오늘 처음 발견했다. Who is로 책 제목이 바뀌어 있었음을...)
즉, 내 깨달음(?!)은 우리는 어줍잖은 중간 급
단어들만 영어단어에서 안다는 것이다. 고급 단어를 모르는 것은 자명한 것이고 창피하지 않는데, 중간 급 단어 바로 밑에 있는 영미권 어린이들이 현실적으로 쓰고 읽고 있는 동화책 급 단어들을 모른다...가 나의 대오각성인 셈이다.
책이 어른 급으로 올수록 우리 한국 성인들은 오히려 더 단어들이 쉬워진다.
Persy Jackson 시리즈
Harry Potter 시리즈
Twilight 시리즈
다빈치 코드 등...
이런 책들은 오히려 미국 초등학교 중간 학년이 있는 책보다 훨씬 단어들이 쉽다. 우리가 많이
배운 단어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미국 초등학생 중에 책 좀 읽는다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약간은 수준 높은
동화책을 읽으면서, 우리 어른들이 자라면서 배웠던 영어학습체계에서 통째로 못 배웠던 어떤 레벨 대의 영어단어와 영어표현들을 접하고 보충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아후...짧게 쓰려 했는데 또 길게 쓰고 말았다. 고질병이다.
그리고 지난 번에 쓴 단어책인 '500 Essential Words for Reading'은
고급단어로 넘어가기 위한 첫 단계이다. 즉 정상적인 영어교육을 이수한 한국 성인들은 (대학생 포함) TOEIC 수준에 만족하지 말고 영미권 초등학교의
좋은 동화책 단어와 표현들을 접해야 하고, 또 SAT, TOEFL,
GRE 급 고급 단어들과 표현을 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둘 다 해야 한다가 내 생각이고 만약에 둘 중에 하나만 우선 해야 한다면 오히려 영미권 초등학교의 동화책 단어와 표현을 먼저 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TOEFL을 공부하는데 동화책, 소설책, 그리고 SAT 초급단어와
영어 표현과 멋진 내용을 모르고 공부한다면....휴우... 바로 'Dungeon 종합운동장' 그 자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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