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4일 수요일

Summer of '49 - 야구 이야기

이렇게 말하면 나이가 들통나긴 하는데... 프로야구(현 KBO 리그) 원년 첫 경기인 MBC 청룡 대 삼성라이온즈를 TV로 봤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면 더 놀라는데, 초등학교때는 차범근 선수가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경기를 밤에 TV에서 중계해줬는데 그것도 봤다.오늘은 야구 이야기다. 책은 Summer of '49


지금도 영어 소설/넌픽션을 빨리 읽지는 못하지만, 그 옛날에 영어소설책을 살 때는 그야말로 세월야 네월아 하면서 읽었다. 처음 산 영어책이 무엇인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이 책은 처음에 산 책 3개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표지도 이게 아니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은 좀 더 오래된 판본인데, 인터넷으로 뒤져보니 다음과 같이 흐릿한 표지만 나온다.


이 책을 다 읽는데 기숙사에서 낑낑대면 한달간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에 결국 양키스가 페넌트 레이스를 이기는데...여기서 부터 내가 맛이 가서 안 읽었거나 대강 대강 읽은 것 같다. 나는 이 넌픽션을 읽는 동안에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독서 속도가 빠르지 않으니까) Boston Redsox 이야기를 쓴 줄 알았다. 그래서 읽는 동안 보스톤 레드삭스 팬이 되어 갔는데...한달 째 읽어나가니까 결정적인 게임을 양키스가 이기는 게 아닌가? 뭐야? 이거 양키스 이야기였어?라고 실망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지만, 덕분에 테드 윌리엄스와 조 디마지오를 알았고 베이브 루스에 얽힌 이야기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스포츠 현장을 담은 넌픽션 답게 영어 욕도 오부지게 많이 나온다. 이게 다 야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오히려 더 좋았다. 현장에서 이런 황당무게한 신랄한 욕을 하는 구먼, 하면서...케케거리면서 읽었다. 

The Red Sox took an early 5-0 lead, but the Yankees, with DiMaggio  leading the way, chipped away, ~

점수 차를 야금야금 갉아먹어 좁혀온다, 는 느낌이다. chipped away.

이 책을 읽다보면 노상 이런 식이다. 보스톤이 처음에 치고 나가고 결국 양키스가 이긴다는...

아, 그래서 나는 Fever Pitch라는 보스톤 레드삭스 코미디 야구영화를 아주 좋아한다. 
영국 아스널 축구팀 이야기인데 미국에서 각색해서 레드삭스 이야기로 바꾸었다.

말 나온 김에, 보스톤 레드삭스가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우승한 해를 기려서 나온 야구 넌픽션들이 있는 것 같다.
기회 되면 꼭 읽어보리라. 2000년대에서 2100년대까지는 내내 보스톤이 월드시리즈 우승 횟수를 양키스보다 더 많이 가져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건 그렇고, KBO 리그 야구팀들, 너무 좋다. 대부분 야구를 재밌게 잘한다. 내가 주로 응원하는 팀도 좋지만, 대부분 야구를 재미있게 한다. 가장 야구가 재미있는 시절이 아닌가 싶다. 이것도 최소 30년간 이런 붐이 계속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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